Bacon - The Game 분석

심심하면 살펴보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 인기 차트. 며칠 전 차트를 살펴보다가 내 궁금증을 자극한 게임이 있다. 

            

이미지 1. 구글 플레이스토어

베이컨? 뭐하는 게임이지?  

평소에 게임을 즐겨하지 않는데, 리뷰를 보고 궁금증이 폭발해서 - 뭐가 그렇게 재미있다는 거지?? 베이컨을 어떻게 한다는 거야?? 게임을 다 깼다고?? 겁나 재밌는 건가... - 몇 년만에 게임을 다운받았다. 

뭔가 싶어도 Google Playstore 인기 순위 5위를 차지한 적 있는 'Bacon - The game' 은 독일의 개발자 Philipp Stollenmayer이 2018년 10월 4일 출시한 게임으로, 현재까지 누적 다운로드 수 1백 만 회 이상 (하루 평균 2만 5천 번 이상 다운로드...), 평점 4.3을 기록하고 있다. 필립은 구글 스토어에 이와 비슷한 게임 'Burger - The game' (2015년 출시, 1백 만 회 이상 다운로드) , 'Pancake - The game' (2015년 출시, 1백 만 회 이상 다운로드) 을 출시한 경험이 있다. (성공한 우려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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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2. 게임 화면

게임은 간단하다. 

1. 레벨, Task 표시

2. 베이컨을 쥐고 있는 손, 후라이팬, 사물 등장

3. 화면을 클릭하면 흔들거리는 베이컨 Drop

4. 다시 화면을 클릭하면 후라이팬 위/아래로 이동

5. 후라이팬에 베이컨을 튕겨 사물 위에 베이컨 올리기

6. 베이컨을 올리는데 성공하면 '찰칵' 소리와 함께 성공한 장면이 액자에 담김. 오페라 음악 재생. 하단의 카메라 아이콘을 누르면 그림을 저장/ 공유 할 수 있음.

실제로 게임을 하다보니 평소에 게임을 즐겨하지 않는 나도 설치 4일 만에 레벨 51에 도달해 있을만큼 게임의 중독성이 강했다. 

 

처음에는 베이컨을 사물 위에 올린다는 아이디어, 게임 성공 시 생성되는 이미지와 음악 등에 재미를 느끼며 게임을 시작했는데, 곧 여기저기에 숨겨져있는 제작자 필립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Bacon on the Chinese character for pleasure" (재미로 한자 위에 베이컨 올리기. "즐길 오") 

"Put Bacon on Napoleon Baconaparte"

"Bacon on MSCI World Index"

이미지 3. 베이컨과 아무거나 막 갖다 붙이는 게임 제작자의 능력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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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입도 높이기

‘꿀잼’ ‘중독’ ‘오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등의 리뷰에서도 알 수 있 듯이 Bacon – The Game은 간단하면서도 플레이어들을 잡아두는 무언가를 갖고있다.

 

Bacon – The Game의 많은 재미 요소들 중 게임의 몰입도를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레벨에 비례하지 않는 랜덤한 난이도이다.

 

게임을 하다보면 어떤 레벨은 무척 쉽고 (베이컨을 사물에 올릴 때 까지 걸리는 시간 1분 이하) 어떤 레벨은 무척 어렵다는 것 (베이컨을 사물에 올릴 때 까지 걸리는 시간 3분 이상)을 알게된다. 이 사실은 어떤 플레이어들의 분노를 자아내기도 하지만, 결국 이는 사용자들이 게임을 더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요소로 작동한다.

이유는 이렇다. 레벨이 쉬울 때 사용자는 순간적인 성취감을 얻고 다음 레벨에 진입한다. 레벨이 어려울 때 사용자는 이전에 레벨을 쉽게 깬 경험을 생각하면서 인내를 갖고 도전을 반복한다 (베이컨 무한 튕김). 어려운 레벨을 성공시켰을 때 사용자는 더 큰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사용자는 자신감을 갖게 되고, 난이도를 예측할 수 없기에, 다음 레벨을 기대하며 게임을 계속하게 된다.

Bacon – The Game을 만든 필립은 이렇게 쉬운 레벨, 어려운 레벨을 섞어서, 중간 중간 쉬운 레벨이 주는 순간적인 성취감을 통해 플레이어들이 반복되는 실패에 지치지 않고 게임을 계속 할 수 있도록 한다. 

동일한 맥락으로 Bacon – The Game에는 베이컨을 받을 수 있는 기회 (소히 ‘life’)가 제한되어 있지 않다. 즉 플레이어는 베이컨을 사물에 올릴 때 까지 베이컨을 튕길 수 있고, 게임의 난이도가 어려울 수록 게임 상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미지 4. 랜덤한 난이도에 대한 신랄한 리뷰에도 베이컨을 올려버리는 재치

Side Note: 난이도 조절

 

 이미지 5. 높은 난이도의 사물들. 순서대로 레벨 17, 42, 26

사물에 따라 게임의 난이도가 달라짐. 

베이컨을 올릴 수 있는 면적이 넓으면 난이도 낮음.

이미지 5의 그림 순서대로 베이컨을 올려야하는 면적이 좁거나 (올릴 수 있는 확률 낮음), 둥글거나 (미끄러짐), 베이컨의 접근을 막는 사물 등장 시 난이도 높아짐. 

·       몰입도 높여 게임 내 광고 수익 만들기

 

필립은 왜 위와 같은 방법을 통해 사용자들을 게임에 오래 머무르게 했을까? 그 이유는 Bacon - The Game의 수익모델과 연결되어있다.

 

Bacon - The Game은 무료 게임으로, 광고 수익에 의존한다. 사용자들이 게임에 몰입해 게임 상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수 록 사용자에게 광고를 노출하는 시간, 사용자가 광고를 보는 시간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제작자 필립에게 돌아가는 광고 수익 또한 증가한다.

 

게임 플레이 중에는 하단에 작은 배너광고만 표시되어 광고를 보게 하려는 제작자의 의도를 눈치 채기 어렵지만, 베이컨을 사물에 올리는 데 거듭 실패했을 때 오른쪽 상단의 깜빡거리는 ‘Skip’ 버튼을 통해 제작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일곱, 여덟 번의 실패가 반복되면 빨간색 ‘Skip’ 버튼이 깜빡이고, 클릭하면 'watch ad to skip' 이라는 텍스트 박스가 표시된다. 이를 클릭하면 20-30초의 비디오 광고가 재생되고, 광고를 끝까지 보면 그 보상으로 레벨을 넘어 갈 수 있다.

        

이미지 6. 비디오 광고 보고 레벨 Skip 하기

Bacon - The Game이 표시하는 광고는 두 종류로, 배너 광고와 비디오 광고가 있다. (이미지 6 의 두번째 그림 참고) 게임 플레이 중 표시할 광고를 배너 광고와 비디오 광고 중 선택할 수 있고, 어려운 레벨을 Skip 하기 위해 비디오 광고를 시청할 수 있다.

 

두 광고 모두 표시 횟수에 따라 수익이 책정된다. 안드로이드 기준으로 앱 상에서 광고가 1000번 표시 됬을 때 (1000 impressions), 배너 광고의 수익은 평균 $1, 비디오 광고의 수익은 평균 $3 이다. (출처: businessofapps.com)_)

 

게임 플레이 중 배너광고는 15초 마다 바뀌고 (광고 1000개를 보려면 250분, 4시간 10분 소요), 비디오 광고 선택 시 플레이 중 2~30초의 비디오 광고가 표시된다.

Bacon – The Game 의 광고 수입을 예상해보자면,

 

다운로드 1백 만 회 -> 사용자 1 백 만명 으로 가정.

리뷰를 통해 레벨 120 이상이 있음을 알 수 있음.  

개인적으로 레벨 50 까지 총 30분 정도 소요.

게임의 모든 레벨을 깨려면 약 1시간 30분 소요된다고 가정.

사용자 중 50%가 레벨 50까지 플레이, 앱 에서 30분을 보낸다고 가정.

 

플레이 중 Default 설정을 따라 배너광고 표시.

예상 배너광고 수입은? 50만 x 30분 / 250 분 x 1달러 = 6만 달러 (약 6천 8백 만원) 

 

동일한 사용자들이 레벨 Skip을 위해 각각 평균 5개의 비디오 광고를 본다고 가정.

예상 비디고 광고 수입은? 50만 x 5개 /1000개 x 3달러 =  7500달러 (약 8백 5십 만원)

위의 가정을 통한 총 광고수입은 7650 만원 정도가 되겠다.

사용자가 게임에 몰입하여 게임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사용자 당 더 많은 광고를 표시할 수 있고, 이를 위해 필립은 랜덤한 난이도와 무한대의 베이컨을 활용했다.

 

·       Bacon – The Game의 매력

 

물론 이렇게 몰입을 의도한 요소들 말고도 Bacon – The Game은 많은 매력을 갖고있다.

 

첫 번째로 아기자기 하면서도 간단한 그래픽. 심플한 화면 구성, 흰 바탕색과 베이컨의 핑크색, 알록달록한 사물의 색이 잘 조화되어 사용자에게 호감을 준다.

 

두번째로는 ‘병맛’ ㅋㅋ. 베이컨을 사물에 올린다는 아이디어와 베이컨이 사물 위에 올려진 괴상한 장면, 그리고 웅장한 오페라 음악의 조합은 웃음을 자아낸다. 가끔씩 베이컨과 사물 간의 연관성도 의미심장하다 (예: 채식주의 책 위에 베이컨 올리기). 오페라 음악은 사용자의 성취감을 극대화 시킨다. 그리고 이런 병맛 넘치는 장면을 남겨 기억, 공유 할 수 있다는 점은 사용자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파급효과도 갖고 있다.

 

단순한 게임을 넘어 그래픽, 위트, 그리고 사용자 경험의 요소까지 두루 살린 매력 넘치는 게임이다.

이미지 7. Bacon- The game에 대한 자신의 트윗과 리액션들을 게임에 포함시킨 필립 

마지막으로, 그리고 개인적으로 감동한 부분은 광고 설정 옵션에서 제작자 필립이 보여준 플레이어에 대한 배려다. 게임의 default설정은 플레이 중 배너광고를 (단가가 낮아도) 표시하는 것이고, 사용자가 원한다면 옵션에서 비디오 광고를 선택할 수 있다. (이미지 6 의 두번째 그림 참고)

 

플레이 중 보여지는 광고의 종류를 사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사용자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마찬가지로, 베이컨이 더는 없어서 비디오 광고를 억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레벨을 Skip 하고 싶을 때 자발적으로 광고를 시청할 수 있다. 

이는 게임 플레이 중 내가 원하지 않는 광고로 인해 게임을 중단하고 싶은 충동을 방지하고 사용자가 더욱 게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단가가 낮은 배너광고와 제한된 비디오 광고여도 사용자에게 더 오래 보여줄 수 있다면 필립에게도 더 많은 광고수입이 생긴다.   

 

·       Bacon – The Game의 아쉬운 점

매력 넘치는 이 게임에도 개선점은 분명히 있다. 간단한 그래픽인데도 렉이 심하다는 의견이 많다. 종종 베이컨이 슬로모션으로 움직이고, 클릭 반응 속도가 게임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아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Skip 버튼을 눌렀을 때, 어떻게 광고를 볼 수 있는지 User Interface가 (앱과 사용자 간의 상호작용) 분명하지 않다. 'Watch Ad to skip’ 텍스트 박스가 클릭할 수 있는 아이콘인지 알아내는 데도 오랜시간이 걸렸고, 광고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내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Skip 화면은 분리 및 분명한 설명이 추가적으로 필요한 듯 하다. 그래서 제안한 개선점을 바탕으로 Bacon - The Game 의 skip 화면을 재구성해 보는 것을 마지막으로 Bacon 에 대한 긴 글을 마치겠다. 

이미지 8. 이렇게 개선해보면 어떨까? 

(화면 분리, 버튼 구분을 확실하게!)

참고자료: 

http://www.businessofapps.com/guide/mobile-app-advertising-cpm-rates/

https://support.google.com/adm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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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Follow-up

The Bacon Game에 나오는 제작자 필립의 이메일로 위의 블로그에 대해 알려줬다. 궁금하면 구글 번역기 돌려서 보라고 ㅋㅋ

그랬더니 바로 그 다음 날 답장이 왔다!! :D

이미지 9. Bacon - The Game을 만든 필립과 주고 받은 이메일 

필립이 준 피드백은 3개!

1. 메뉴 스크린 (Skip 화면 개선안)에 대한 피드백 고맙다. 

2. 광고 1000번 표시 당 1$는 꿈 같은 이야기.. 배너 광고는 자신이 만든 게임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사용한다. 

   돈 벌려고 게임을 만든 건 아니고, 재밌으라고 만든 것! 

-> 이에 대한 답장으로 필립! 미안해! 내가 너의 의도를 잘못 이해한 것 같네;; 라고 답장을 했더니 

3. 아니야, 넌 Bacon- The Game 에 담긴 내 의도를 잘 파악했어! 그냥 돈을 버는 건 내 최우선순위가 아니었다는 뜻! 

이라고 답장이 왔다. 

필립과 소통하며 배운 건, 배너 광고 수익이 실제로는 훨씬 낮다는 것. 그리고 필립은 무엇보다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 (내가 제작자 필립의 의도를 너무 잘 알고 있다는 듯 블로그를  쓴 것 같다.. )

블로그를 작성할 때도 Admob (안드로이드 앱 상에서 광고와 앱을 연결하는 시스템) 광고 수익에 대한 정보에 일관성이 없어서 (광고수익이 사용자 수, 다운로드 수, 사용자가 앱 상에서 머무르는 시간, 사용자의 위치 등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결정되서 고정된 수익표가 없음) 애를 먹었는데, 실제로 앱을 운영하는 필립의 피드백을 통해 내가 인용한 정보는 잘못되었음을 알게되었다! 

실제로 앱을 운영하면서 광고수익을 파악한 이 사람의 블로그! (https://blognife.com/2018/05/04/admob-cpm-rates-2017/) 에서 제공하는 아래의 정보가 조금 더 믿을 만 한 것 같기두 하고... 

광고 1000번 표시 당 배너 광고 수익은 훨씬 낮은데 비디오 (Rewarded Video) 광고 수익은 훨씬 높네.... 

(Bacon - The Game의 수익이 넘나 궁금하다....)

이미지 10. 평균 Admob 수익